브라더 밥 11회
지금 딱 이 시기가 되면 전국 여기저기 벚꽃으로 인해서 사람들의 옷 차람이나 모습들이 많이 상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긴 겨울의 시간을 지나고 봄을 맞이하는 보상이라 생각한다. 오늘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면서 긴장된 마음을 조금 차분하게 만들기 위해서 그리고 나에게 찾아온 봄의 향기를 맡고 싶어서 약속했던 시간보다 사실은 조금 일찍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약속장소 근처에 작은 호수가 하나 있는데 호수를 끼고 걷다 보면 벚꽃으로 수 놓인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봄과 함께 다시 활동하기 시작한 많은 주변의 생물체들로 인해서 생동감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이 길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의 얼굴표정이지만 활짝 핀 노란 개나리와 세상을 수놓기 위해서 땅에 떨어지는 벚꽃잎들로 인해서 사람들의 표정에서 편안함과 안전감을 엿볼 수 있었고 봄이 주는 보상을 각자의 방법대로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들을 오래도록 간직하기 위해서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사진 찍기에 분주했다. 나도 그 모습을 몇 장 담고 싶어서 원하는 장소에서 사진 몇 장 찍어서 인스타에 올려 인친들과 함께 공유했다. 봄이 나에게 준 보상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고 느낄 만큼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리고 오늘 만남을 준비하고 있는 브라더 밥 11회 청년이 더 궁금하고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지난주 대예배시간 중등부에서 준비한 성가곡이 교회 전체에 울려 퍼질 때 우리 부부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중등부에서 준비한 성가곡을 듣고 있었다.
옆에 앉아있는 와이프는 눈을 감고 기도하고 있었고 나 역시 눈은 건희를 응시하고 있었지만 성가곡이 무사히 끝날 때까지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가곡을 듣고 있었다.
대예배를 위해서 준비한 중등부 학생들의 귀한섬김이 감사했고 특별히 건희가 대예배 반주자로 피아노를 치고 있다는 것이 그가 그동안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것을 우리 부부에게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증명 아닌 증명하는 날이기도 했다.
건희가 중학생이 되고 교회 중등부에 등반했을 때 중등부에서 신입 찬양팀을 선발했다 그때 당연히 우리 부부는 찬양율동팀에 지원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건희는 악기팀에 지원했다 그것도 키보드에 지원했다고 한다. 우리 부부는 건희의 황당한 지원과 무모한 도전에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나는 건희에게 네가 지금까지 피아노를 배운 것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 단 몇 달밖에 되지 않는데 어떻게 해서 중등부 예배시간에 반주를 할 수 있냐고 건희를 응원하기보다는 부모의 걱정이란 명목으로 직접적이지는 않았지만 넌 절대 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께 걱정이 되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전화해서 건희가 지원한 것이 좀 잘 못되었다고 미안하다고 건희대신 사과 하고 찬양율동으로 바꿔달라고 사정도 했었다. 하지만 건희는 본인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키보드 반주를 하고 싶고 지금부터 연습하면 되고, 찬양팀을 지도해 주시는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다고 해서 가능하다는 말만 하고 본인의 고집을 꺽지 않았다. 더 이상 싸우는 게 무의미하단 생각이 들어 네가 하고 싶은데로 해보라고 그냥 손 놓아버린 건희였는데 2년이 지난 지난주 대예배 중등부 성가대 반주를 너무나 멋지게 완성해 버렸다.
중등부에서 신입생 중에 찬양팀을 선별할 때 건희는 초등학교 마지막 겨울방학이 막 시작하려는 시기였다. 건희도 몇 년 동안 쳐보지 않은 피아노를 치는 게 부담이 되는지 와이프한테 얘기해서 방학 동안 피아노 교습소를 다닐 수 있도록 나에게 허락을 받았다. 그때부터 건희는 방학이 되면 피아노 교습소에 피아노를 배웠으며 방학 때는 매일 최소한 4시간 이상씩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그리고 학교를 다니는 방학을 제외한 날은 학교수업 끝나고 다른 학원을 다녀와서 최대한 저녁을 일찍 먹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시간까지 피아노 연습을 했다. 그렇게 몇 달을 했을 뿐인데 놀라울 정도로 피아노 실력이 늘어났고 매주는 아니지만 가끔은 중등부 예배시간에 보조 피아노 반주자로 섬길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그럴 때면 무척이나 좋아하면서 더 열심히 피아노 연습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1년이 지나고 2학년이 되었을 때 제법 피아노를 잘 다루고 있다는 티가 날 정도로 주변의 선생님과 동생들에게 인정을 받았다. 그리고 계명을 치는 수준을 넘어서 코드를 보고 칠 수 있는 수준까지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지금은 그 연습의 결과로 복잡하지 않은 코드의 곡은 쉽게 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저학년일 때는 찬양팀 누나, 형들 때문에 메인으로 중등부에서 피아노를 치지 못했지만 중등부 최고 형아가 된 지금은 중등부 찬양팀에서 본인의 자리를 잡고 중등부 학생 회장을 겸하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 지난주 대예배 중등부 성가대 순서가 돌아왔을 때 그동안 정말 열심히 연습한 건희만의 피아노를 단 한 점의 실수 없이 정말 훌륭하게 많은 성도님들께 전해 드렸다.
건희를 알고 있는 교회 많은 분들께서 건희에게 아낌없는 위로와 사랑을 보내주셨다. 그리고 또 많은 분들께서 나와 와이프에게도 칭찬해 주셨다.
건희에게 참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중등부 피아노 찬양팀으로 지원했을 때 너는 안될 것이다 기존에 했던 찬양팀하라고 했던 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건희는 당당하게 나에게 증명해 보였다.
부모의 생각과 달리 본인이 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긴 시간 본인과의 싸움에서 당당하게 이겨낸 건희가 지금은 참 커 보인다.
그리고 하지 못한다고 단정 지어 말했던 나의 생각이 틀렸음을 나는 지금 인정한다.
건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도구를 본인 스스로 개척하면서 하나의 퍼즐을 완성했다.
그 퍼즐이 건희가 살아갈 때 어떻게 사용이 될지 무척이나 궁금하고 하나를 본인 스스로 만들었기 때문에 다음의 퍼즐을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지 처음 만들었던 시간보다는 더 적게 들것이고 방법을 찾는 수고 또한 반으로 줄어 들것이다.
앞으로 하나둘씩 완성될 건희 퍼즐이 어떠한 모습으로 완성이 될지 기대가 되고 궁금함이 가득하다. 그런 건희가 내 아들이라는 것이 무척이나 자랑스럽고 고맙다.
그리고 감사한 것은 그 밑바탕이 예수님의 십자가 그늘에 항상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그것을 꼭 기억하며 본인의 십자가를 책임지고 삶을 사는 건희가 되길 축복하고 기도한다.
한 번도 해보지 않는 일에 대해서 어느 누구나 첫 느낌은 두렵고 떨린다.
오늘 주인공인 브라더 밥 11회 청년 역시 코로나 기간 동안 학생의 신분이지만 학생이 누려야 할 특권은 전혀 누리지 못하고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부분 제한적인 생활을 했다.
코로나가 100% 종식되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일상생활과 모든 상황들이 코로나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변화를 주고 있다. 청년이 다니는 학교도 그리고 교회도 그동안 제한적이고 폐쇄적인 상황에서 이제는 코로나 이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 제한적이던 상황들이 열리기 시작하고 있다.
제한적이 상황에서 학교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다가 다시 만나서 학교를 다니다 보니 코로나 이전 친구들과의 첫 느낌이 사뭇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까지 그 갭을 채워나가는게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하지만 청년의 밝은 성격과 적극성에 그리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많은 청년의 성격 덕분에 그 시간을 줄이는데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을 걸리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공백기를 채워나갈 때 생겨나는 두려움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것보다 힘들면 힘들지 덜 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렇지만 두려움이 사라지고 그 보상으로 생겨나는 자신감 또한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생겨난 자신감이 계속되고 연속성이 생기면 다행이지만 코로나로 인해서 청년의 의지와 상관없이 제한적이고 단절된 상황에서 생겨난 공백기를 다시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다는 것이 보통 힘든 것은 아니다. 이러 어려운 과정가운데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내고 있는 청년이 오늘 내 앞에서 함께 맛있는 저녁을 함께 나누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서 지나간 2년의 시간을 보상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취업을 준비해야 하고 연애와 결혼을 생각하는 나이가 되어버린 지금 시점에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함 때문에 고민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주일이 되면 교회에서 본인이 섬길 수 있는 자리에서 열심을 내어 섬기고 있으며 그 열심인 모습에 여러 부서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어 가끔은 거절하지 못해서 부담감을 가질 때도 있었다.
본인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부담 없이 섬길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게 넘어서게 되면 하고 있는 섬기도 부담이 되고 결국은 본인과 교회 모두에게 다 좋지 않은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이 할 수 있는 어느 정도 범위를 정하고 정중하게 교회일이지만 정중하게 거절할 수 있는 용기 또한 필요해 보였다.
그리고 부탁할 때는 받아들이는 분의 입장도 한 번쯤은 생각해 보고 부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일을 하다 보면 다른 분께 부탁을 해야 할 일들이 참 많은데 대 부분은 그 일에 있어서 잘하시는 분한테 부탁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면 내가 그분한테 부탁을 한건 한 가지지만 여러 명이 그분한테 또 다른 부탁을 비슷하게 할 때가 많다. 결국은 나는 그분에게만 부탁을 했지만 부탁을 받는 분은 여러 명에게 부탁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그 일을 잘하는 단 사람에게 일이 몰릴 때가 많다. 그런데 부탁을 받은 분들은 정작 해야 할 본인의 일은 좀 미뤄두고 부탁을 받은 일을 먼저 하다 보면 본인이 해야 할 본업에 충실하지 못할 때가 간혹 생긴다. 그때가 되면 지금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회의가 느껴질 때가 많다. 결국에는 모든 것을 놓아 버리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중한 거절은 필요하고 부탁을 받은 분의 마음도 조금은 헤아려주는 성숙한 신앙의 모습도 필요한 것 같다.
청년은 지난 2년 동안 아직은 본인이 만들 수 있는 파이는 찾지 못했지만 앞으로 남은 시간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본인이 만들 수 있는 파이를 찾기 위해서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어떤 재료를 사용해서 어떻게 반죽해서 어떻게 숙성을 시켜서 어떠한 방법으로 오븐에 구워내었을 때 보기에도 그리고 맛도 좋은 파이를 만들 수 있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머릿속에만 있던 것을 끄집어내어서 현실로 만드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이 있어 아직은 상상에 머물러 있어 시작을 못하고 있었다. 막상 시작을 하려고 해도 어디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그 방법을 모르고 있었고 가르쳐주는 사람 역시 없어서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 만남의 시간을 통해서 상상을 현실로 변화를 줄 수 있는 마음과 용기를 조금은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어떻게 준비해서 본인만의 파이를 만들어 갈지 조금은 복잡했던 머릿속 상상들이 정리가 된다고 했다.
그리고 앞서 얘기한 건희의 무모했지만 무모함으로 끝나지 않고 본인만의 파이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통해서 완성시켜 예배에 참석하신 성도님들과 하나님께 증명해 보인것처럼 청년 또한 앞으로 남은 학교 생활 가운데 그리고 교회 생활 가운데 본인만의 파이를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다짐하고 노력하려는 청년의 모습에 무한한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며칠 동안 비가 계속 내려 밝은 날을 볼 수가 없었는데 오늘은 비가 그쳤는지 햇살이 가득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다.
비가 오고 난 후에는 항상 자연은 햇살 가득한 아침을 선사한다.
본인만의 파이를 한 번도 찾아보지 못한 사람은 어떻게 파이를 찾아야 하는지 그 방법을 찾는 게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방법을 찾기 위해서 고민하고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이미 반은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응고의 시간을 보내었을 때 본인이 그토록 찾기 위해서 갈망하던 파이를 선물처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가 오고 난 후 땅이 더 단단하게 굳듯이 보기도 좋고 맛도 더 좋은 본인만의 파이를 위해서 절대적인 시간이 꼭 필요하다 생각한다. 그 시간이 힘들다 생각하지 말고 즐기면서 본인만의 파이를 찾는 청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오늘은 그 청년을 만나 청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기분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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